
1. 평점: 4.8/5 (정신없이 빠져드는 이야기 역사책)
2. 키워드: 역사, 독재, 왕
3. 한 줄 요약: 무지함, 망각뒤에서 피어난 승자들의 웃음
4. 리뷰:
서점에 들러 오랜만에 역사책을 집어 들었습니다. 역사책을 항상 보고 나면 깊은 생각에 빠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자기 이익만 챙기는 부정부패한 관료들, 여자에 빠져 나라를 망친 왕들, 수많은 시민을 학살한 독재자들, 나라를 팔아먹은 매국노들. 화나고 안타깝습니다. 하지만 그런 감정만으로 끝내는 것은 그들이 원했던 것 아닐까요?
'대중은 개돼지입니다. 뭐 하러 그들을 신경 씁니까?' 영화 내부자에 나오는 재벌회장과 언론인의 대사입니다. 잠깐의 감정에 충실한, 먹이를 던져주면 금방 잊어버리는 그런 대중의 무지함을 말하고 싶어 하는 것 같습니다. 개봉당시, 상당한 이슈를 만들었습니다. 또한 역사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대사인 것 같습니다.
잘못된 역사가 되풀이되지 않게 하고 무덤에서 웃고 있을 '그들에게' 할 수 있는 가장 큰 복수는 기억하고 널리 알리는 것 아닐까요? 이 책을 통해 다시 한번 느끼게 된 것 같습니다. 잊어버리고 잘 모른다면 역사의 주인은 '그들'이 된다는 것을.

이 책은 각 시대에 큰 영향을 끼친 인물들에 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의존형 성격장애' 공민왕부터 '카멜레온' 박정희, '민족 영웅'이 되고 싶었던 천재'이광수'까지 고려, 조선, 일제강점기, 5 공화국시대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은 인물들의 이야기가 담겨있습니다. 인물은 단편적인 모습만 보고 판단할 수 없습니다. 그 사람의 다양한 모습으로 판단되는 것이죠. 박정희가 이룬 경제성장이 그의 독재와 민주주의 탄압에 대한 잘못을 없앨 수 있을까요? 친일파들이 본인이 가지고 있는 순수한 의도가 나라를 팔아먹은 행동의 정당성을 부여할 수 있을까요?

"야수의 심장으로 유신의 심장을 쐈다."
박정희 시절 중앙정보부장 김재규.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는 김재규에 의해 사망합니다. 김재규는 재판에서 자신은 민주주의를 위한 행동이었다고 자신을 변호합니다. 또한 일부 평가에서는 김재규를 독재정권을 끝낸 민족투사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김재규는 유신시절 최고권력인 중앙정보부에서 최고 자리를 맡았고 최고의 혜택을 받으며 박정희의 정치적 행보에 기여했습니다. 그렇다면 무슨 이유에서 자신의 수장을 쐈을까요? 사실은 경호실장 차지철에 밀려 버려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과 박정희에 대한 배신감이 그의 방아쇠를 당기게 한 것은 아닐까요? 확실한 건 그는 유신시절 민주주의 탄압에 선봉을 섰던 박정희의 오른팔이었다는 것입니다.

한국여성최초 박사, 김활란
식민지 시절 영화소학소, 이화학당, 미국 유학 등 그 시절 여성이 받기 힘든 일명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신여성'으로 김활란은 성장했습니다. 소위 말하는 지식인으로 말입니다. 그녀는 여성 교육의 필요성을 강조하고 기독교 선교사업도 적극적으로 하였습니다. 하지만 그런 활동이 그녀의 친일행위를 가려주지는 못합니다.
"이제는 반도 여성 자신들도 아름다운 웃음으로 내 아들이나 남편을 전장으로 보내야...(중략)... 우리도 국민으로서 최대 책임을 다함으로써 진정한 황국 신민으로서 영광을 누리게 된 것을 생각하면 얼마나 황송하고 감격스러운지..."
이 글은 김활란이 일제강점기 시절 쓴 글입니다. 조선의 '신여성'을 주장하며 일명 '지식인'이라는 사람의 글입니다. 하지만 그녀는 해방 이후 아무런 사과 없이 한국 여성 지도자로서 위상을 떨치고 승승장구하다가 사망했습니다. 그녀의 '식민지 시절 여성의 인권신장'은 '화려한 경력'을 위한 도구에 불과한 것 아닐까요?

또한 이 책에 나오는 친일파 이광수, 박춘금은 자발적으로 자신의 영혼을 일본에 팔고 부귀영화를 누렸습니다. 그리고 이 영광은 후대에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오랜 시간이 지나 2000년 이후에 친일파의 재산을 일부 국가에 귀속시켰습니다. 국가보훈부에 따르면 2021년 2월 기준 국가에 귀속된 친일 재산은 총 1297필지이며, 공시지가로 약 853억 원에 달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 재산을 제외하고도 많이 남아있으며 그들의 후손들은 호위호식하며 대한민국의 정계, 재계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습니다.
역사란 무엇일까요? 저는 역사를 반성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심을 다해 쓰고 잘못을 뉘우친다면 미래를 위한 훌륭한 교본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반성 없이 그저 쓰는 것에만 집중하고 넘어간다면 아무 의미가 없는 종이 쪼가리뿐일 것입니다. 우리는 반드시 기억하고 널리 알려 훌륭한 반성문으로 만들어야 할 것입니다. 다시 한번 역사의 의미에 대해서 생각하게 하는 책이었던 것 같습니다.
6. 보여주기식 멘트:
자격지심이랑 자부심은 한 끝차이야. 자격지심이 자부심을 만들고 결국에는 자부심이 다시 또 자격지심을 만드는 거야. 많은 쿠데타들이 거기서 시작했어.
'책 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 기획자의 습관-스치는 일상을 빛나는 생각으로 바꾸는 10가지 비밀 (0) | 2024.04.09 |
|---|---|
| 끌리는 것들의 비밀-팔리는 상품, 서비스, 공간에 숨은 8가지 법칙 (0) | 2024.04.05 |
| 집단착각-인간본능이 빚어낸 집단사고의 오류와 광기에 대하여 (4) | 2024.03.29 |
| 그로스 해킹(Growth Hacking) (0) | 2024.03.26 |
| 몰입-인생을 바꾸는 자기 혁명 (0) | 2024.03.21 |